IWC 빅파일럿에 꿀리지 않는 방패간지-글라이신 에어맨17 퓨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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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이신-에어맨17-퓨리스트

글라이신 에어맨17 퓨리스트(Glycine airman 17 Purist ref.3917.18)는 에어맨 시리즈 중 간지의 끝판왕입니다. 마치 캡틴 아메리가가 들고 다니는 방패를 착용한 느낌입니다. 게다가 흔치않은 24시간계 워치입니다.

직경 46mm에서 오는 압박감은 IWC의 빅파일럿에 절대 꿀리지 않습니다. 그 이유가 궁금하신다면 이 글을 끝까지 보세요. 그럼 제 생각에 동의하실 것입니다.



INTRO

Samuel Glur와 Ched Brown의 운명적 만남 그리고 에어맨의 탄생

1953년 여름, 글라이신의 세일즈 매니저인 Samuel Glur가 동남아 출장을 위해 타이 항공 DC4에 탑승하게 됩니다. 그때 운명처럼 기장의 옆좌석에 앉게 됩니다. 당시 DC4의 기장이었던 Ched Brown은 항공기 조종사들에게 필요한 시계가 없음을 Samuel Glur에게 말하게 됩니다.

세일즈 매니저의 촉일까요? 기장이 말하는 내용을 Samuel Glur가 받아 적어 방콕에 도착하자마자 글라이신의 오너인 Charles Hertig에게 기장이 말한 내용을 적어 장문의 편지를 보냅니다. 이렇게 출장을 마치고 Bienne으로 돌아간 Samuel Glur는 Charles Hertig와 함께 그해 크리스마스가 되기 전에 에어맨을 출시합니다.

Samuel Glur의 편지
< Samuel Glur의 편지 https://glycintennial.com>

<Ched Brown 기장의 요구사항>

  • 방수, 오토매틱, 캘린더 표시
  • 24시간 다이얼
    • 시침 한 바퀴로 24시간 표시
    • 분침 한 바퀴로 60분 표시
    • 초침 한 바퀴로 60초 표시
  • 24시간 표기된 외부 베젤
글라이신 에어맨
초기 Felsa 692/N movement로 제작된 에어맨
<초기 Felsa 692/N movement로 제작된 에어맨>
초기 에어맨 시리즈
<초기 에어맨, 출처 : https://glycintennial.com>

Ched Brown 기장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방수, 캘린더, 오토매틱, 24시간 다이얼, 24시간 베젤을 반영해서 출시된 에어맨입니다. 반년도 안 되는 시간에 기존에 없던 시계를 출시했다는 것 자체도 놀라운데 이 정도로 완성도 높은 에어맨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이 당시 글라이신의 기술력이 얼마나 높았는지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방패간지 – 글라이신 에어맨17

에어맨이 전 세계적으로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는 이유가 초기 헤리티지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한 모델을 70년가량 쉬지 않고 시장에 내놓고 있다는 사실이 결코 쉽지않지만 초기 원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헤리티지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사이즈에 따라 모델이 세분화 시켰는데 글라이신 에어맨17은 46mm로 에어맨 빈티지에서 가장 큰 모델입니다.

글라이신 에어맨17 퓨리스트

1. 대체 불가 24시간계

에어맨은 24시간계인 퓨리스트(Purist)와 GMT로 구분이 됩니다. 둘 중에는 퓨리스트를 선호도가 더 높습니다. GMT 모델은 타브랜드에서도 구할 수 있지만 24시간계 퓨리스트는 에어맨 외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습니다.

타 브랜드의 24시간계 워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헤리티지와 오리지널리티는 갖는 시계를 찾는다면 에어맨이 유일한 대안입니다.


2. 46mm의 압도적 포스

글라이신 에어맨17 GMT
<에어맨 루미너스 GMT 42mm vs. 에어맨 17 GMT 46mm>

글라이신 에어맨17과 에어맨18은 기능이나 디자인은 동일하지만 이 둘을 구분 짓는 것은 역시 사이즈입니다. 에어맨 18이 40mm에 반해 에어맨17은 46mm입니다. 이 크기로 인한 느낌적 차이는 6mm 수치 이상의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제가 소장한 에어맨 base22 42mm랑 비교해 봐도 4mm의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46mm 에어맨은 멀리서 봐도 눈에 들어올 만큼 크기에서 오는 포스 엄청납니다.

시인성 높은 블랙 다이얼 – 에어맨 시리즈는 컴플리케이션 워치처럼 다이얼 안에 다양한 기능이 있지는 않지만 다이얼 안에 24시간의 넘버가 빼곡히 적혀있다 보니 시간을 직관적으로 빠르게 보기가 쉽지 않더군요.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46mm 다이얼이 주는 광활함과 시인성은 가히 최강이라 말씀드립니다. 툴 워치로서 본연의 기능인 시간을 읽는 가독성은 타 에어맨에 비해 월등히 높습니다.

글라이신 에어맨17
<발란스가 잘 맞는 데이트 창>

에어맨 18과도 동일한 그러데이션이 들어간 매트한 블루 다이얼입니다. 낮과 밤을 색의 농도로 구분하는 디테일이 있습니다. 다이얼 컬러가 어둡기에 오히려 화이트 다이얼보다 가독성이 높습니다.

글라이신 에어맨17

이질감 없는 착용감 – 시계가 크면 걱정되는 것이 착용감일 겁니다. 과연 이 시계가 잘 맞을까? 나랑 따로국밥처럼 이질적이지 않을까 고민하실 수 있지만 시계 안쪽 케이스 백이 납작해 손목에 잘 붙습니다. 착용감은 나쁘지 않지만 러그 2 러그의 길이는 길어서 위에서 볼 때는 러그 부분이 튀어나와 보입니다.(제 손목, 16.5mm에 착용했을 때입니다.)

글라이신 에어맨 시계줄
<밴드는 러그쪽 24mm에서 버클쪽 22mm로 테이퍼드 된 디자인>

24mm 고급 가죽 밴드 – 대부분 에어맨 시리즈의 스트랩이 나토밴드인 것에 반해 에어맨 17의 스트랩은 가죽 스트랩입니다. 가죽 스트랩 뒷면에 적힌 ‘Cuir Veritable’는 불어로 ‘Genuine leather’란 의미입니다.가죽 스트랩은 보통보다 고급지다 생각했는데 시계 밴드를 전문으로 판매하시는 사장님께서 고급 가죽 스트랩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시중에서 판매되는 10만 원 이상의 퀄리티라고 말씀하십니다.

글라이신 에어맨17의 러그 폭 사이즈는 24mm로 줄질 시 애프터 마켓에서 밴드를 구하기는 쉽습니다. 파네라이가 24mm인지라 이 사이즈에 맞는 스트랩은 많습니다. 오히려 그랜드 세이코나 IWC처럼 19mm, 21mm 러그 폭이 더 난감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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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워치 시계줄 추천


3. ETA2893-2 무브먼트

eta 2893-2
<제네브 스트라이프가 각인 된 ETA 2893-2 무브먼트>

최근에 출시되는 24시간계 워치를 보면 eta2892 무브를 많이 사용하는데 에어맨 17은 상위 무브인 eta2893-2를 사용합니다.eta 무브는 스와치 그룹 내 브랜드가 아니면 무브를 공급받지 못하기에 최근 에어맨 시리즈도 eta 카피 무브인 셀리타 sw330-1을 사용합니다. 구조는 동일한데 셀리타 무브가 주얼의 개수가 더 많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보고되고 있지만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eta와 셀리타와의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시계 수리 경력 35년 된 사장님께서 말씀하시기를 eta가 셀리타보다 내구성면에서 월등히 낫다고 하십니다. 저 역시 같은 값이면 셀리타보다는 eta를 더 선호합니다. (eta 무브는 스탠더드, 엘라보레, 탑, 크로노미터로 등급이 나눠지는데 에어맨에는 엘라보레급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기계식 무브에서 일평균 +-15초면 정상입니다.)

유지보수 비용 – 시계를 구매할 때는 유지보수 비용도 고려해야 합니다. 기계식 시계는 5-6년 주기로 오버홀을 통해 분해 소지를 해야 되는데 그 비용이 10만 원 이상이며 고급 기종은 제조사로 보내져 오버홀 받기도 합니다. 그만큼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eta 범용 무브라는 것은 그만큼 개체수가 많아 검증이 됐다는 얘기이고 유지보수 면에서도 국내에서 쉽게 수리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100만 원대 시계에서는 범용 무브가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 생각됩니다.



One More Thing!

24시간계가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불편할 수 있습니다. 오전까지는 별문제 없지만 오후 시간부터는 12를 빼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시침이 16을 가리키면 시간은 오후 4시이기에 16에서 12를 빼줘야 하죠. 이 불편을 덜기 위한 방법으로는 시침이 가리키는 숫자의 반대편의 숫자를 보시면 편합니다.

이보다 더 편한 방법은 베젤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글라이신 에어맨gl0157

원래 베젤은 듀얼 타임존 세팅을 위한 것이지만 듀얼 타임을 세팅할 필요가 없다면 베젤을 180% 회전시키는 방법으로 쉽게 12시간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활용하면 24시간계 다이얼에 금방 익숙해지실 겁니다.

글라이신 에어맨gl0157

[베젤 조정 방법]

  • 4시 방향의 용두는 베젤을 고정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 용두를 풀어 베젤을 이동시킵니다. 베젤은 양방향으로 움직이지만 클릭감은 없습니다.
  • 세팅 완료 후 다시 4시의 용두를 잠가 베젤을 고정시킵니다. 

정리합니다

에어맨의 역사적 헤리티지만 놓고 보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인 시계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마니아를 보유한 시계이기도 합니다. 

글라이신 에어맨17은 너무 매력적인 시계인 것은 맞지만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에어맨 18이나 no.1등은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우니 꼭 에어맨 17이 아니더라도 에어맨 시리즈를 한 번은 경험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에어맨17 퓨리스트GMT
<에어맨 17 purist vs. 에어맨 17 G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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