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이신 에어맨 GL0157은 1953년에 출시한 최초 항공시계입니다. ‘최초’라는 단어가 주는 임팩트도 상당하지만 롤렉스 보다 1년 더 빠르게 출시됐다는 사실이 더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파일럿 워치의 시작을 알리는 에어맨은 70년이 넘는 지금도 동일한 모델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시계의 헤리티지와 레거시를 중시한다면 에어맨을 반드시 살펴봐야 합니다.
항공시계 헤리티지의 시작을 알린 ‘글라이신 에어맨 GL0157’의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 3가지를 말씀드립니다.
INTRO
글라이신은 참 특이한 브랜드라 생각됩니다. 남들은 갖지 못한 것들을 많이 가졌지만 그걸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많은 사람들이 비운의 브랜드라 말합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과거에는 그랬을지 모르지만 최근에는 시계 유튜버들 사이에서 저평가된 브랜드라는 인식으로 앞다투어 글라이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저 역시 유튜브를 통해 글라이신 에어맨을 알았고 1년도 안된 지금 여러 개의 글라이신 시계를 경험해 봤으니 유튜브의 영향력은 정말 막강한 것 같습니다.
글라이신 브랜드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에어맨 시리즈‘입니다.
롤렉스보다 1년 빠른 멀티 타임존 항공시계라는 타이틀과 지금까지도 유지되는 헤리티지 등등 ‘에어맨’이 갖는 비하인드 스토리들은 현재 다시금 ‘글라이신 에어맨’을 열망하게 만듭니다.
글라이신 에어맨 GL0157, 항공시계 헤리티지의 시작
글라이신 에어맨의 초기작을 사이즈만 변경하고 그대로 복각했다는 GL0157입니다. 전 세계 1,000피스만 출시된 Limited Edition이고 ‘한정판’이라는 단어가 만들어 내는 소유욕은 더 이 모델을 갈구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글라이신 에어맨 시리즈에서 단 하나의 모델을 꼽으라면 저는 주저 없이 GL0157을 꼽을 것입니다. *이 모델의 기본적인 내용은 여타 블로그나 유튜브에 너무나 잘 정리해 두었기에 제가 느낀 매력만 공유하겠습니다.
1. 빈티지한 다이얼 그리고 넘버.
‘에어맨 18’이나 ‘에어맨 17‘의 다이얼과 Gl0157의 다이얼은 그 모양이 다릅니다. 이것은 에어맨 퓨리스트냐, GMT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Gl0157은 초기 에어맨의 다이얼 숫자와 핸즈를 그대로 복각했다고 하는데 현재 판매된 ‘에어맨 빈티지’ 시리즈와는 달랐던 것 같습니다.
GL0157의 넘버 폰트는 좀 올드해 보입니다. 좋게 표현하면 클래식하다고 할 수 있는 이 숫자들은 처음 보면 어딘가 모르게 어색한데 이상하게 질리지 않습니다. 그걸 보면 초기 에어맨의 원형(原形)이 상당히 높은 완성도로 만들어졌다고 생각됩니다.
게다가 이 숫자 폰트의 가독성은 상당히 탁월합니다. 여타 에어맨은 같은 크기의 폰트로 되어 있지만 Gl0157은 짝수에 힘을 주고 홀수는 힘을 뺐습니다. 그렇기에 직관적으로 시간을 확인하려는 툴 워치로써 더 적합하다고 생각됩니다.
2. 빛에 따라 달라지는 다이얼 페이스
Gl0157은 화이트 다이얼입니다.그런데 마냥 하얗지는 않습니다. 오래돼 노랗게 바랜 흰색 같은 느낌입니다.
처음 실내에서 다이얼을 봤을 때 왜 이렇게 노랗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보리도 아니고 빛바랜 색이라 당황했습니다.
계속 지켜보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GL0157은 실외에서 강한 빛을 받으면 흰색으로 보이다가 빛이 점점 줄어들면 아이보리, 빛바랜 노란색으로 다이얼 페이스를 변화시킵니다.
선레이 다이얼이 아닌데 광량에 따라 꽤나 다양한 다이얼 페이스를 갖고 있습니다.
강한 빛에서는 화이트한 페이스로 깔끔한 이미지를 주고 광량이 적어지면 빛바랜 얼굴로 빈티지한 매력을 배가 시켜줍니다.
핸즈의 야광 도료까지 빈티지 느낌을 주는 노란색입니다. 다이얼 컬러와 위화감 없이 어울립니다. 하지만 야광 지속력은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3. 날 것 같은 핸즈 마감
처음 핸즈를 봤을 때는 뭐 이런 마감을 했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주 굵은 사포로 문지르다 만듯한 거친 마감인지라 기존의 에어맨의 핸즈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빈티지 한 점으로 수렴되다
각각의 요소들을 처음 볼 때는 당황스럽습니다. 다이얼 넘버는 헤리티지를 그대로 갖고 왔다지만 다이얼 페이스 컬러는 화이트도 아니고 아이보리도 아닌 빛바랜 컬러로 보이고, 날 것을 그대로 넣어 둔 핸즈를 보면 만들다 만 것 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결국 빈티지라는 한 점으로 모아집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글라이신 에어맨 GL0157에 대한 생각이 처음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글라이신에서 이 시계를 제작할 때 꽤나 섬세하게 각 파츠들을 만들고 하나로 조합했을 때 이질감 없이 하나의 유기체로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라이신 에어맨 GL0157 1953 Vintage Limited Edition은 ‘헤리티지로 시작해 빈티지로 마감‘한 타임피스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남아있는 아쉬움
가장 호불호가 가려지는 부분이 데이트 창의 사이클롭스일 것입니다. 사이클롭스 때문에 6시의 숫자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차라리 사이클롭스가 없었으면 더 좋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결론
글라이신 에어맨의 매력을 어필하는 글이나 영상들은 넘치고도 넘칩니다.
문제는 매물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1년 전만 해도 $500~$800 선에서 구매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매물이 없어 중고 거래를 통해 구할 수밖에 없게 됐고, 특히 글라이신 에어맨 GL0157 같은 경우는 중*나라에서 100만 원 중반대에 거래가 되는 것같습니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24시간계 워치는 적응이 필요합니다. 유튜브를 통해 충동적으로 구매한 사람들이 결국은 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그 찬스를 이용해서 GET 했습니다.) 그렇기에 기회는 아직도 있습니다.
매력적인 글라이신 에어맨 No.1이나 Chief도 좋지만 글라이신 에어맨 GL0157의 대체 불가 매력을 한 번은 꼭 경험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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